늘 같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려고 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쉽게 감정적으로 변하고 불안해졌다. 왜일까, 이런 기분을 느끼는 내가 한심하고 심히 언짢아졌다. 나는 왜 이렇게 불안에 떠는 것인지. 골똘히 생각할 수록 기분이 나빠졌다. 결론적으론 머릿속을 비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기분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서서히 가슴을 압박했다. 그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사소한 컨디션 문제였을까, 시간이 지날 수록 업무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손가락이 저릿저릿해지고 얼얼한 느낌이 들면서 온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이런 적은 없었는데, 나는 이 기분을 못마땅해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최대한 이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 애썼다, 무시했다. 이런 감정에 신경을 쓰기엔 너무나 바빴다. 검사국 집무실에서 의자에 앉아 사이에 책상을 두고 너와 각자 업무를 하고 있었다, 얼굴도 볼 겸. ...이라곤 나만 생각했겠지. 갑자기 땅이 울렸다. 주변에 있던 가구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진, 이건 틀림없이 지진이다. 내 모든 감각이 말해주고 있다. 그 감각을 통해 나오는 답은 단 하나. 당장 피하거나 숨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생각따윈 하지 않았다. 못했다고 하는 게 올바를까, 나는 무의식이 그렇게 반응하고 움직였다. 나의 트라우마인 그 사건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기에 나는 그와 관련된 현상이나 사건을 보게 된다면 평정심이 사라졌다.
나는 쿠당탕 소리를 내며 책상 아래로 기어들어가 몸을 최대한 웅크려 엎드렸다. 나의 심장 박동이 건물에 있는 가구가 떨어지는 소리보다 컸다. 책상다리를 꼭 쥐고 나는 나의 가슴을 부여잡았다. 지진이 길어질수록 호흡이 가빠졌다. 진정을 하려고 해봤자 소용이 없었다. 젠장, 그 트라우마가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이 시간이 지나가길 바랐다. 너무나 어지러워져서 기절을 할 것만 같았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