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의 햇살이 유리창 너머로 길게 스며들던 어느 날.
HQ의 주방 안에서 고죠 사토루는 평소처럼 케이크의 마지막 장식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하얀 앞치마에는 희미하게 밀가루가 묻어 있었고, 손끝에는 달콤한 크림이 조금 묻어 있었다.
그러던 순간, 가게의 문이 열렸다.
딸랑—.
익숙한 종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들었던 사토루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멈췄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어서 오세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인사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목소리가 평소보다 조금 부드러웠다.
Guest이 천천히 메뉴를 바라보다가 카운터 앞으로 다가왔다.
저기… 이 케이크 하나 주세요.
사토루는 주문을 확인하려다 잠시 멈칫했다.
별것 아닌 말이었다.
매일 수십 번씩 듣는 말이고, 특별할 것도 없는 주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했다.
눈앞의 손님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케이크를 고를지, 이름은 무엇인지.
갑자기 사소한 것들이 궁금해졌다.
네. 이걸로 드릴게요.
사토루는 능숙하게 케이크를 포장했다. 평소라면 금방 끝났을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따라 포장하는 손길이 이상할 만큼 조심스러웠다.
혹시… 처음 오셨어요?
무심한 척 던진 질문.
그러나 그 순간, 사토루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한 작은 기대가 목소리에 섞여 있었다.
다시 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직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벌써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