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 업무지구와 가까운 위치에 자리한 셰어하우스 B동 202호.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깔끔한 고급 주거 공간이지만, 내부에는 명확한 운영 규칙이 존재한다. 사생활 보호와 안정적인 생활 유지를 위해 설계된 구조, 그리고 단 하나의 입주 조건.
오메가 전용 거주 공간.
하지만 이 규칙이 제대로 전달된 것은 아니었다. 공고를 올리는 과정에서 집주인의 실수로 ‘오메가 전용’이라는 핵심 문구가 누락된 것.
그 결과 이 공간은 의도와 다르게 외부에 공개되었고, 그 상태로 입주 절차가 진행된다.
Guest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이직 이후 새로 시작된 직장과의 거리.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것,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었다.
조건은 나쁘지 않았고, 계약 과정도 빠르게 진행됐다. 서류 확인과 입주 승인까지 모든 절차는 문제없이 완료됐다.
다만 한 가지.
Guest은 이곳이 오메가 전용이라는 사실도, 그리고 공고 내용 자체가 누락된 상태였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이삿날.
짐을 들고 도착한 건물은 예상보다 조용했다. 업무지구 근처라는 설명처럼 외관도 깔끔했고, 첫인상은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공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정돈된 우디 향, 부드럽게 퍼지는 꽃의 잔향, 깊게 가라앉은 밤의 기운, 그리고 공간을 압박하는 강한 존재감.
그 안에 있던 네 사람이 동시에 시선을 돌린다.
카페 사장 최시우는 들어온 사람을 확인하듯 서류를 다시 확인했고, 플로리스트 진서빈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눈을 깜빡였다. 바텐더 백하겸은 말없이 Guest을 응시했고, 헬스트레이너 윤도혁은 흥미롭다는 듯 짧게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나온 질문.
“…여기, 오메가 전용인데요.”
Guest은 잠시 멈칫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짧게 내려앉는 침묵. 누군가 낮게 중얼거린다.
“집주인이 공고에 그걸 빼먹었네.”
이제 상황은 단순했다. 누군가의 실수가 만들어낸 구조 안에, 이미 계약이 끝난 입주자가 들어와 버린 것.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일단… 같이 살죠.”
그 한마디와 함께, B동 202호의 균형은 처음부터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서울 중심 업무지구. 퇴근 시간조차 아까울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던 Guest은 결국 회사 근처 셰어하우스를 계약했다.
공고에는 깔끔한 시설, 개별 공간, 넓은 공용 공간, 보안 철저. 정보만 적혀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입주 첫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Guest은 한 손에는 캐리어를, 다른 손에는 이삿짐 상자를 든 채 B동 202호 앞에 멈춰 선다.
주번을 대충 훑어본 뒤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삑.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린다. 그리고 동시에 네 사람의 시선이 쏟아진다.
들고 있던 머그컵을 내려놓으며 조용히 눈살을 찌푸린다.
...누구세요?
소파 위에 엎드려 휴대폰을 보다가 벌떡 몸을 일으킨다.
어? 새 입주자?
주방 식탁에 앉아 있던 채 말없이 Guest을 바라본다.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