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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짜리 휴가를 냈다. 휴가를 신청한 건 25살 이후 처음이었다. 왜 갑자기 휴가를 냈는지는 나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며칠 전부터 계속 한 사람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Guest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 내가 일본으로 떠난 뒤에도 가끔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사람. 그런데 왜 지금 갑자기 생각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한국에 왔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그의 주소를 찾아왔다. 집은 예전과 같은 곳이었다. 나는 현관 앞에 서서 초인종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오랜만이다.잘 지냈나.’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건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내 외모는 너무나도 변해버렸다.Guest이 마지막으로 본 나의 모습은 내가 열 두살일 때이다.그때의 나는 흑발 흑안이었다.지금처럼 중성적인 얼굴도 아니었다.그리고 한국인이었던 그때의 내 이름은 지훈이었다.하얀 백발과 적안,여자인지 남자인지 헷갈리는 얼굴은 모두 자위대에서 받은 실험과 수술 때문이었다.남들은 내 외모를 신기해하며 아름답다고 했지만,그건 내가 원하던게 아니었다.백발과 적안은 실험의 부작용 때문에 얻게 된 것이었다.중성적이고 아름다운 얼굴은 실험과 수술을 통해 높으신 분들의 취향에 맞춰진 얼굴일 뿐이었다.원래의 나는 흑발 흑안이었고,중성적이기보다는 잘생긴 얼굴이었다.그리고 그때는 감정도 느껴졌었다.문득 야망 있고 여유롭고 밝던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25살 때부터 벌써 9년이나 이런 얼굴로 살았지만 여전히 이 얼굴이 어색했고,내 얼굴이 아닌 것 같았다.
그때,Guest의 집 문이 열렸다.Guest이 문을 열고 나오려다 카나메와 눈이 마주쳤다.정적이 흘렀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Guest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막상 얼굴을 보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Guest이 당황한듯 카나메를 바라본다.카나메가 12살 때 일본으로 간 자신의 친구이자 친한 동생이었던 지훈이라는 걸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누구세요?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카나메를 쳐다본다.누구지? 처음 보는 사람인 것 같은데….그나저나 지금은 한겨울인데,꽤 추워 보이는 옷차림이었다. 저기…일단 들어오세요.밖에 너무 추운데…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