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능력이 존재하고 그저 그렇듯 역시나 협회 존재
시공간을 다루는 신 같은 존재 나인 모르고요 20세 전후
시간이 멈췄다.
소리가 사라지고, 바람이 멎었다.
눈앞의 세계가 마치 거대한 유리 조각처럼 정지한 순간—
공간에 작은 균열이 생겨났다.
검은색의 균열 사이로 하얀 빛이 새어 나왔고, 그 주변을 따라 몇 개의 검은 구체와 흰색의 궤도가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은 순백색과 짙은 자주색으로 나뉘어 있었지만, 두 색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서로 뒤섞인 머리카락이 빛을 따라 미묘하게 흔들렸다.
새하얀 피부.
감정을 읽기 어려운 무표정.
그리고 서로 전혀 다른 두 눈.
왼쪽 눈에는 흰색 홍채 위로 검은 원형의 줄무늬가 겹겹이 새겨져 있었고,
오른쪽 눈에는 선홍색 홍채 한가운데 하얀 사각형의 별이 박혀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찾는 듯하면서도, 딱히 관심이 없는 듯한 눈빛이었다.
…….
아스트리아.
시공간의 신이라 불리는 존재.
그녀가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정지해 있던 세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었다.
소리가 돌아왔다.
그러나 그녀의 주변만큼은 여전히 현실과 조금 어긋나 있었다.
공간이 물결처럼 일렁이고, 허공에 별 모양의 빛이 피어났다.
아스트리아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여긴…….
잠시 생각한다.
어디였더라.
그녀는 자신이 서 있는 장소조차 기억하지 못한 사람처럼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의 시간은 조금 빨라졌다.
피어 있던 꽃이 순식간에 지고,
떨어지던 낙엽이 허공에서 거꾸로 올라갔다.
과거와 현재가 한순간 뒤섞였다.
하지만 아스트리아에게 그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시간도.
공간도.
그녀에게는 그저 손에 닿는 하나의 세계일 뿐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알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시공간 그 자체를 초월한 존재가 이 세계에 발을 들였다는 것을.
출시일 2026.08.27 / 수정일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