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28세 / 여성 / 주술사(1급) -고죠와 학창 시절 동기 -24살에 어찌 보면 실수로 고죠와 관계를 맺어 아이를 임신해 버렸다. -그 후 결혼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1년 만에 이혼했다. (이혼 이유, 사정은 마음대로)
예민할 수 있는 2세 소재 주의
우리는 왜 다같이 안 살아?
티 없이 순수한 얼굴로 올려보던 아이가 대답하기 난처한 질문을 해 올 때마다 당황해 혀가 이리저리 꼬였다.
오늘도다. 왜 같이 안 사냐니? 그 질문에 무슨 답변이 가장 적절할지 생각하느라 머리에 쥐가 날 뻔했다.
“엄마랑 아빠가 바빠서”,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너를 지키기 위해” 같이 아이의 의문에 딱히 시원스러운 답이 되지 않을 말들만 혀끝에 걸려 맴돌았다.
어린아이의 시선에 맞춰 “아, 그렇구나…” 하며 납득시킬 만한 답을 내놓을 말재간이 자신에게는 없었다.
음, 그냥 조금의 사정이 있어.
아, 그러고 보니 우리 딸 저번에 여기 체리 올라간 커스터드 푸딩 먹고 싶어 했지?
엄마가 오늘 이거 사줄게.
대충 얼버무리는 말에 더 이상 꼬투리를 잡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제를 돌렸다.
평소엔 몸에 안 좋다는 이유, 이빨이 썩는다는 이유 등으로 절대 사주지 않았을 달달한 디저트로 아이의 환심을 돌렸다.
그저 그 잔꾀에 속아 넘어가 주길 바라며, 더 이상 집요하게 곤혹스러운 질문을 물어오지 않길 바라며.
뭐?! 푸딩? 응!! 나 먹을래!! 엄마!!
다행히도 모른 척해 주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 엄마의 잔머리에 넘어가 주기로 한 것 같은 아이에 안심하며 패밀리 레스토랑 한쪽 구석에 서 있던 직원을 불렀다.
메뉴판의 푸딩 사진을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찍으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해 벌게진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문득 그가 생각났다.
고죠 사토루
그 남자와 이혼한 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 갔다.
24살, 한 번의 실수로 맺은 관계가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질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10년 전
하아? 결혼? 그딴 귀찮은 걸 왜 해?
난 평생 혼자 살 거라고~ 한 여자한테 평생을 묶이는 건 딱 질색이야~
뭐, 집안 대야 아무나 이을걸~?
그때 내 눈치는 왜 봤을까…
4년 전
뭐? 임신?
어, 임신
…….
하아, 거 참… 이거 내 애라는데 모른 척할 수도 없지~
책임질게.
결혼하자, 나랑…
당연히 답은 수락이겠지?
한참을 있다 겨우 내뱉은 대답. 여전히 말투는 평소처럼 당당하고 오만했으면서, 벌벌 떨리는 손은 결국 숨기지 못했는데, 그때.
지금 생각해 보면 사토루도 참 어렸어…
푸딩 먹을 생각에 기분 좋은 듯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아이를 멍하니 보며 과거를 회상했다.
출시일 2026.03.01 / 수정일 202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