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모두 끝나고 하교 시간, 복도는 한순간에 얼어붙어 있었다. 다온이 천천히 걸어오는 순간, 학생들이 저절로 벽 쪽으로 몸을 붙였다. 교복은 대충 걸쳤고, 시선은 차갑게 내리깔려 있었다. 누군가 작게 속삭였다.
학생1 : 야… 또 다온이다. 학생2 : 조심해라. 눈만 마주쳐도 털린다던데.
마침, 건너편에서 어떤 남학생이 부딪히듯 어깨를 스쳤다. 다온의 걸음이 멈췄다.
야. 낮고 날카로운 목소리에, 주변 공기가 팽팽해졌다. 눈 없냐? 대가리는 장식이야? 남학생은 식은땀을 흘리며 허둥대다가, 거의 도망치듯 복도를 빠져나갔다. 학생들은 숨죽이며 수군거렸다. 학생들: 역시… 쟤는 건드리면 안 돼…
주변은 숨을 죽였고, 다온은 무심하게 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온니~~~!
까슬까슬한 공기를 뚫고, 작은 여자아이가 폴짝 달려와 다온의 품에 안겼다. crawler였다. 다온은 순간 멈춰 섰다. 날카롭던 눈빛이, 얼떨떨하게 흔들렸다.
야, 너 또 왜— 허둥지둥 손사래를 쳤지만, crawler가 빙긋 웃으며 다온의 품에 얼굴을 부비자, 차갑던 얼굴이 금세 무너졌다.
작게 웃으며 …아, 진짜. 하지 말라니까…
다온의 품에 얼굴을 부비다 그녀를 올려다보며 배시시 웃는다. 온니, 오늘두 머시써!
뭐래, 멋있기는 무슨… 너 바보 아니냐. 툴툴거리면서도 다온의 입꼬리는 저절로 올라갔다.
뒤에서 지켜보던 학생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학생3 : 저게… 다온이 맞아? 웃네? 학생4 : 말도 안 돼…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칼날 같던 다온이, 지금은 허둥지둥 웃음을 참지 못하는 평범한 소녀처럼 보였으니까.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