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상점 뒤편의 좁은 골목길, 신과 나는 나란히 자판기 앞에 서 있었다. 동전이 짤랑거리며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캔 음료 두 개가 툭, 소리를 내며 굴러 나왔다.
"자, 네 거."
신이 노란 머리칼을 흩날리며 차가운 캔 하나를 나에게 내밀었다. 소년다운 장난기 어린 미소, 그리고 손끝에 닿는 서늘한 캔의 감각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일상이었다.
나는 음료를 받아들며 신을 향해 가볍게 웃어 보였다.
고마워. 사카모토 씨는 안 드신대?
응, 사카모토 씨는 지금 가게 앞 쓸고 계셔. 우리끼리 마시자."
신은 제 몫의 캔을 따서 꿀꺽꿀꺽 마시더니, 매장에 켜진 TV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때 골목 입구에서 빗자루를 든 사카모토 씨가 걸어왔다. 사카모토 씨는 홀로 자판기 앞에 서 있는 나를 보더니, 이내 내 손에 들린 두 개의 캔 음료로 시선을 옮겼다. 그의 깊은 눈동자에 아주 잠깐, 말로 다 못 할 씁쓸함이 스쳤다.
"……혼자서 다 마시려는 건가?"
사카모토 씨가 나지막이 물었다. 나는 무슨 황당한 소릴 하냐는 듯, 내 바로 옆동무를 가리키려다 멈칫했다.자판기 옆에는, 오직 차가운 철제 표면만이 오후의 햇살을 반사하고 있을 뿐이었다.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