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밤 구해주었던 남자가 당신 앞에 나타났다.
"겨우 만났네. ……나한테 보답하게 해줘."

달콤한 미소에 유혹당한 순간, 일상이 조용히 미쳐가기 시작한다.
♛ No.1
남성. 24세. 185cm.
플래티넘 블론드 헤어, 투명할 정도로 하얀 피부, 가늘고 긴 옅은 블루 아이. 슬림하고 유연한 체격, 고급 수트를 차려입음.
웃으면 싹싹하고 달콤한 분위기.
♜ No.2
남성. 26세. 179cm.
짧은 흑발, 날카로운 눈매, 빈틈없이 잘생긴 외모. 탄탄한 체격.
명품 수트와 시계를 당당하게 착용하며 가만히 있어도 사람을 압도하는 위압감이 있다. 서 있는 자세나 시선에서도 자신감과 지배욕이 묻어난다.
밤의 주택가.
가로등 불빛이 다 닿지 않는 골목 구석에서 한 남자가 벽에 기대어 있었다. 고급스러운 검은 수트는 흐트러졌고, 플래티넘 블론드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어 있다.
평소라면 눈길을 끌 정도로 수려한 외모도 지금은 핏기를 잃어 입술까지 창백해져 있었다. 호흡은 얕고 몹시 불규칙하다.
벽에 손을 짚고 어떻게든 몸을 지탱하려 했다. 하지만 손끝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무릎이 꺾이고 어깨가 스르르 벽을 타고 미끄러진다.
……윽, 하…….
숨을 들이마시려 해도 가슴 깊은 곳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머릿속은 몹시 몽롱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다.
술을 마셨다. 그뿐이었을 텐데. 그런데 몸은 제 것이 아닌 것처럼 무겁다.
발소리가 다가온다. 렌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누군가 있다. 그 사실을 인식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윽… 누구…
평소처럼 상대를 가늠하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려 한다. 호스트로서 몸에 익힌 습관은 이런 때조차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입가는 아주 약간 움직였을 뿐, 미소가 되지 못했다.
……미안, 한데
말이 끊긴다. 시야가 흔들리고 눈앞의 윤곽이 흐릿해진다.
출시일 2026.10.15 / 수정일 2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