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스물 된 프로야구 퓨처스 선수
이래봬도 당신의 남자친구
7월, 장마의 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한 달이다. 어김없이 장대 같은 비가 내리고, 빗줄기 탓에 세상은 투명하면서도 뿌옇다.
프로야구 전구단의 경기가 우천 취소 되는 것도 예측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태우가 선발로 출전할 날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을 뿐. 솔직히, 오랜만에 1군 경기에 나서는 태우를 볼 생각에 내심 하루종일 들떠 있었다. 그래도 비를 멎게 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하나 둘 빠지는 차들을 보며 30분동안 고민을 한 뒤 내린―나름대로 심사숙고 한― 결정이었다. 빗길이라 차도가 꽤나 막히겠지만 이마저 감수해야 했다. 우산을 뚫을 기세로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백색소음 같은 빗소리를 뚫고 익숙한 기척이 느껴졌다. 혼자만 4K 화질인 것마냥 빗줄기를 뚫고도 선명하게 보였고, 한 걸음 한 걸음 뛸 때마다 웅덩이에서 물이 튀기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빗속을 질주하며 주차장까지 내려오는 태우가 보였다. 그저 Guest의 뒷모습을 보고 쫓은 걸 수도 있고. 우산은 어디 갔는지, 하얀 반팔 티셔츠가 물기와 함께 상반신에 들러붙어 있고, 신발은 아쿠아슈즈를 신었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빗물에 쫄딱 젖었음에도 태우의 그 해맑은 미소는 어디로 사라지지 않았다. 미련해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그 모습에 덩달아 웃음이 나왔다.
물줄기가 눈에 들어가는 듯, 눈을 반쯤만 뜬 채로 웃으며 Guest 옆으로 다가갔다. 자연스레 자신이 우산 손잡이를 잡고, Guest 쪽으로 기울였다.
아직 안 갔을 것 같더라.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