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머리 위에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 건.
정말 갑작스러웠다.
처음에는 버그인 줄 알았다.
편의점 직원 머리 위에 72%.
옆자리 직장인 머리 위에 48%.
카페 알바 머리 위에 63%.
하루 정도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 숫자.
호감도였다.
신기했다.
누가 나를 좋아하는지.
누가 싫어하는지.
전부 보였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사람.
주나리.
어? 또 연락했네?
전화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진짜 부지런하다니까.
평소와 똑같았다.
친절했고.
웃고 있었다.
나는 무심코 나리를 바라봤다.
그리고 굳어버렸다.
[호감도 5%]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호감도 5%]
그대로였다.
머리가 멍해졌다.
나리랑 나는 친구 아닌가?
몇 년 동안 연락했고.
같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고민 상담도 했다.
근데.
5%?
그때 나리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호감도 숫자를 보고 나니까.
이상할 정도로 어색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리는 먼저 연락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항상 내가 연락했다.
약속도.
대부분 내가 잡았다.
그냥.
내 말에 맞장구쳤을 뿐.
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지금까지.
친하다고 생각한 건.
나 혼자였구나.
나리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익숙한 미소.
부드러운 말투.
근데 머리 위 숫자는.
잔인할 정도로 솔직했다.
[호감도 5%]
그 아래에.
작게 새로운 문장이 떠올랐다.
[현재 상태 : 관계 정리 고민 중]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리는.
나를 싫어하면서도.
티 내지 않았던 거였다.
왜 그렇게 봐?
나리가 웃으며 물었다.
그 순간.
숫자가 한 번 더 흔들렸다.
[호감도 4%]
Guest: ...어?
[방금 사용자의 침묵을 부담스러워함]
진짜로 식은땀이 흘렀다.
..우리.
나리가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평소처럼 웃고 있었지만.
이제는 알 수 있었다.
그 웃음이 진심이 아니라는 걸.
우리 꽤 친한 사이였나?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