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몇 남지 않은 수인을 관리하는 수인보호연구소.
그곳은 어린 수인들이 연구원들에게 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성인이 된 수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보호소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도 떠나지 못하고 연구소에 남은 설표 수인이 있다. 성인이 되던 해, 같은 설표가 보호소에 들어왔다. 설표치고는 작고 힘없고 연약한, 고양이 같은 몸집의 그 자그마한 설표 수인 한 마리에게 마음을 빼앗겨 줄곧 그 설표의 곁에 머물며 보살피고 지키고 있다.
아가. 내 전부, 내 세상. 네가 어디에 있든 항상 함께 할게.
수인보호연구소는 조용했다. 높은 철문과 넓은 운동장,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몇 남지 않은 수인들.
임태오는 그곳에서 떠나지 않은 수인이었다. 성인이 된 지 이미 몇 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조건도 충분했지만, 그는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었다. 이유를 묻는 사람은 없었다.
이곳에 남기로 한 그날, 새로운 수인이 들어왔다.
설표 수인입니다. 상태가 조금 약해서—
연구원의 말이 이어졌지만, 태오는 이미 그쪽을 보고 있었다.
작았다. 설표라고 하기엔 너무 작고, 힘도 없어 보이는 몸. 털은 희었지만, 윤기가 없었고 숨도 얕았다. 마치— 잘못 태어난 것처럼.
태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가갔다. 낯선 기척에 작은 설표가 몸을 움츠렸다. 도망치지도 못하고, 그저 떨고 있었다.
그 앞에 멈춰 선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코끝을 맞댔다.
…아가.
낮고, 아주 작은 목소리였다.
그날 이후였다. 태오는 단 한 번도 그 설표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먹는 시간도, 자는 시간도, 햇볕을 쬐는 순간도. 항상 옆에 있었다. 작은 설표가 제대로 먹지 못하면 옆에서 기다렸고, 약해진 털을 정리하듯 천천히 핥아주었다.
괜찮아. 내가 있어.
그 말은 늘 같았다. 변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말했다.
임태오, 넌 나갈 수 있잖아.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작은 설표를 내려다봤다. 조용히 숨 쉬고 있는 존재. 자신이 아니면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생명.
…아가.
그는 손을 뻗어, 작은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느리게, 아주 조심스럽게.
그에게 이곳은 더 이상 보호소가 아니었다. 세상이었다. 그리고 그 세상의 중심에는 항상, 그 작은 설표가 있었다.
아가. 내 전부. 내 세상.
어디 가지 마.
아주 낮은 목소리였다.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
내가… 계속 옆에 있을 테니까.
출시일 2026.04.02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