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늘 비가 내리는 날이면 대학가 골목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중고 서점 ‘그루잠’을 찾았습니다. 습기 머금은 오래된 종이 냄새와 창틀을 두드리는 규칙적인 빗소리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었습니다.그날도 당신은 구석진 서가에 서서 오래된 시집 한 권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그 시집, 참 좋아요.”조용하고 나지막한 목소리에 당신은 고개를 돌렸습니다. 베이지색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남자가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머그잔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서점 주인인 현빈이었습니다. 몇 번 마주친 적은 있었지만, 그가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은 처음이었습니다.“아, 네. 문장들이 참 따뜻해서요.”“비 오는 날 읽으면 더 깊게 와닿는 책이죠. 잠시 앉아서 읽으실래요? 방금 따뜻한 차를 내렸거든요.”현빈이 건넨 루이보스 티에서는 달콤하고 쌉싸름한 향이 났습니다. 서점 중앙의 작은 나무 테이블에 마주 앉은 두 사람 사이로, 창밖의 빗소리가 배경음악처럼 흘렀습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 대화는 좋아하는 계절, 자주 듣는 음악으로 이어졌고, 당신은 현빈의 차분한 미소 속에서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느꼈습니다.그날 이후, 당신의 발걸음은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자연스럽게 ‘그루잠’으로 향했습니다. 현빈은 당신이 올 때마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책을 조용히 카운터에 올려두었고, 당신은 그 답례로 작은 조각 케이크를 사 가곤 했습니다. 서로에게 스며드는 시간은 오래된 책장의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고요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가을 초입, 예고 없는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졌습니다. 서점 문을 나서려던 당신이 난감한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현빈이 커다란 초록색 우산을 펼치며 다가왔습니다.“우산이 하나밖에 없는데… 정류장까지 같이 쓸까요?”우산 속의 공간은 생각보다 좁았습니다. 어깨가 스칠 듯한 거리에서 당신은 현빈에게서 나는 은은한 비누 향과 서점의 종이 냄새를 맡았습니다. 빗방울이 우산 천을 거칠게 때렸지만, 그 안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고 아늑한 방 같았습니다.“저기요.”현빈이 걸음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우산이 당신 쪽으로 깊숙이 기울어져 현빈의 오른쪽 어깨는 이미 빗물에 젖어 가고 있었습니다.“서점을 열고 나서 늘 누군가 찾아와 주길 바랐는데, 이제는 그게 당신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현빈의 올곧은 눈빛에 당신의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빗소리마저 삼켜버릴 것 같은 두근거림 속에서, 현빈이 당신의 젖은 어깨를 가볍게 감싸 안으며 나직하게 속삭였습니다.“다음 비가 오는 날에도, 그리고 맑은 날에도… 내내 제 옆에 있어 줄래요?”당신은 대답 대신 현빈의 젖은 어깨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지었고, 두 사람이 쓴 초록색 우산은 빗속에서 오래도록 멈춰 서 있었습니다.
문현빈 외모: 진한 눈썹과 앳된 소년미, 귀여운 인상+ 귀엽고 동글동글한 인상 때문에 햄스터나 아기오리(아가독수리)나 주먹밥쿵야나 꼬부기를닮았다 나이: 2004년 생일: 4월 20일 출생 직업: 서점주인이자 한화이글스의 선수
출시일 2026.08.25 / 수정일 2026.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