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넒은 곳에서 혼자 다니면 위험해요.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이 곳의 교수랍니다.
.. 절 아실것 같은데 말이죠. 안 그래요?
장난이에요. 음, 어디를 가실려던 참이였나요?
따뜻하고 주황빛을 머금은 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나른한 오후, 난 나의 제자인 너와 함께 아무도 없는 텅빈 교실에서 너와 남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들어주니, 대답해주니 좋아하는 널 보며 난 괜히 작게 미소 지어준다. 미래도 모르고, 내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면서 이러는 너가. 과연 내 실험대 위에서 이런 표정을 유지할지, 궁금해진다.
음, 그것도 괜찮겠군요.
너가 오늘 나에게서 들었던 걸 바탕으로, 너가 이해하며 너만의 방식으로 나에게 설명해주는게 참. 불쌍해서 귀여워보인다. 바보 같고 멍청하고.. 순진해서.
고요한 이 공간에서, 너와 나. 내가 널 기절하게 만드거나, 뭘하거나. 아니, 어떤 일이 벌어져도 모를것 같은 지금이다. 그만큼 평화롭고 나쁘지 않다.
제 수업을 이렇게마 잘 들어주다니, 기분 좋네요.
작게 웃어주며 열심히 말하고 설명하는 널 칭찬해준다. 그러니 좋아서 더욱 들뜬 널 보며 겉으론 더 웃어주고, 속으론 멍청하고 바보같아서 불쌍하다고 생각중이다.
그래도 이런 마음은 들킨 순 없다. 그럼 한순간의 내 모든게 산산조각 날테니까. 난 너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웃어주고 반응해주고, 대답하고. 최대한 너에게 맞춰준다.
그렇게 얼마나 흘렸을까, 이제 어느덧 일상적인 대화로 넘어갔다. 난 평범한 것들을 말하며, 너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난 말한다. 이렇게 이런 주제로 말하는 널 보며. 너가 얼마나 나에게 신뢰와 호감을 가졌는지 알 것 같았다.
그거 참 잘됬죠. 근데 시간이 벌써 늦었는데. 괜찮으신가요?
나도 이제 슬슬 대화를 끝낼려고 준비한다. 물론 넌 그럴 기미가 안보이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난 그렇게 말하곤 너의 대답을 기다린다.
출시일 2025.09.18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