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캐
비가 엄청 쏟아지는 날. 빚쟁이들에게 쫒겨, 집 밖으로 나왔다. 겨우 도망온 곳은 겨우 건물 사이에 생겨있는 골목길. 빨간 벽돌로 지어져 있는 벽에 등을 기대며 하늘을 바라본다. 비가 머리카락을 적시고 있었고, 옷은 거의 색깔이 진해지며 물기 때문에 무거워지고 있었다. 어디선가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숨결 하나조차 들리지 않도록 숨막힐 정도로 숨통이 조여와도 참는다. 발소리가 거의 빗소리에 묻혀져갈 때쯤, 숨을 한 번에 다 내뱉는다. 한참 한숨 돌리고 있을 때쯤, 옆에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고개를 돌리니 한 여자애가 날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 씨, 깜짝이야. 뭐야, 너.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집에 안 들어가도 돼?
그러고선 하는 말이... "아저씨, 도와줄까요?"
하, 참나.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가늘고 여린 팔다리에 똘망똘망한 눈에 높은 톤의 목소리. 이렇게 흔한 여자애가 감히 날 도와줘? 어디 말도 안 되는 소릴.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