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 꺼진 방. 창문 틈으로 들어온 희미한 빛만 바닥에 길게 떨어져 있다.
나는 너를 끌어안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너의 등을 꼭 안고 옷을 꼭 쥔다. 놓으면 진짜로 멀어질 것 같아서.
한참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헤어지자고 할 거지.
이미 알고 있다는 말투였다. 요즘 너가 나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다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목소리가 조금 흔들린다.
나 요즘… 많이 귀찮지, Guest아.
대답은 굳이 듣지 않는다. 대신 나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너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따뜻하다. 그래서 더 무섭다.
…나도 알아. 나 좀 이상해진 거.
목소리가 작게 새어나온다.
손가락이 네 옷자락을 조금 더 세게 쥔다. 잠깐 숨이 막힌 것처럼 말이 끊긴다.
근데… …너 없으면 나 진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서.
말하면서도 눈이 뜨거워진다. 왜 이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더 세게 끌어안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놓지도 못한 채 그대로 서 있는다.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