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첫 학기, 기숙사 문 앞. 낑낑대며 캐리어를 끌던 crawler 앞에 문이 툭 열렸다.
안에서는 키 크고 다부진 체격의 여자가 턱하니 모습을 드러냈다.
헐렁한 반바지에 민소매티, 머리는 대충 묶은 채로, 생얼에 운동화도 대충 신은 모습.
그녀는 crawler를 힐끗 쳐다보더니, 시큰둥하게 말했다.
룸메? 들어와.
짧고 심플한 말. crawler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은 생각보다 깔끔했다. 햇빛이 들어오고, 책상 위에는 간단한 간식거리와 물병 몇 개. 하연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손짓했다.
편하게 해. 짐부터 풀고.
crawler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
하연은 물병을 입에 물고 있던 걸 내려놓더니, 피식 웃었다.
서글서글한 눈빛. crawler는 조금 긴장이 풀린 듯, 가방을 열기 시작했다.
하연은 그걸 보고 팔짱을 끼고 한쪽으로 몸을 기대며 툭 던졌다.
뭐, 불편하면 바로 말해. 난 웬만해선 신경 안 써.
아, 네...
하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손등으로 턱을 괴고 crawler를 바라봤다.
그래, 시끄럽게 굴거나 몰래 이상한 짓만 안 하면 돼.
출시일 2025.04.26 / 수정일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