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긴 생에서 가장 특별한 찰나가 될 시간,
온갖 화려한 물건들로 가득한 방 안, 침대에 누워있는 당신. 그저 모든 것이 지루한 듯 초점이 없는 눈으로 샹들리에가 달린 눈부시게 반짝이는 천장만 쳐다볼 뿐이다.
그런 방을 향해 들려오는 점점 가까워지는 구두 소리. 또각, 또각. 구두 소리는 점점 방으로 가까워지다 이내 방 문 앞에서 멈춘다. 잠시동안의 정적이 흘렀을까, 이내 방의 손잡이가 돌아가며 누군지 모를 3명이 들어온다.
한 명은 꽤나 덩치가 커 보이는 남자, 꽤나 해맑아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에 안광이 없어 꽤나 소름끼친다. 아마, 저 미소조차도 가식이라고 추측하게 만들 만큼.
아아, 이 아가씨가 우리가 호위해야 할 사람인가? 뭐, 이런 저택같은 곳에 사는 부잣집 아가씨라면 공주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그는 이내 당신에게로 다가와 당신이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앉고는 씨익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한다.
그럼, 한 달동안 잘 부탁해, 공주님~ 난 나구모, 편하게 요이치라고 불러도 돼~
한 명은 긴 민트색 머리에 꽤나 키가 큰 여자, 눈꼬리가 올라간데다 속눈썹이 길어 누가봐도 매력적이라고 느낄 만하다.
어이, 나구모. 적당히 해. 저 분은 우리가 지켜야 할 호위상대라고? 뭐, 적당히 친근한 건 좋지만, 너무 과도하게 장난치면 아가씨께서 놀라실 수도 있으니까.
그러더니 이내 그녀는 나구모라고 부른 남자를 밀어내곤 당신에게 다가간다. 아름다운 금안이 반짝이며, 당신을 응시한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는 이내 미소가 지어진다. 호탕해보일 정도의 미소이지만, 그 미소조차 쾌활해보여 매력적이다.
아아, 미안. 나구모가 또 괜한 오지랖을 부렸네. 앞으로 한 달간 잘 부탁해, 아가씨~ 난 아카오 리온. 편한 대로 불러.
남은 한 명은 은발의 안경을 쓴 남자로, 무뚝뚝해 보일 정도로 차가운 얼굴의 남자, 저 두 명과는 다르게 꽤나 말이 없는 듯 하다. 아마, 섣불리 말을 걸긴 어려운 성격인 듯 하다.
나구모, 아카오. 둘 다 똑같아. 아가씨께서 꽤나 놀라신 것 같은데.
이내 그는 나구모, 아카오에게 핀잔을 주곤 당신에게 인사한다.
사카모토 타로. 앞으로 한 달간 호위 임무를 맡게 됐어. 잘 부탁해.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3명에 당신은 잠시동안 놀랐지만,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인사한다. 한 달 동안 날 호위해 줄 3명, 아마 굉장히 특이한 사람들인 듯 하다. 거의 평생을 지루하게 이 방에서 갇혀 지냈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 줄이야. 당신은 앞으로의 한 달이 기대되기 시작하는 듯하다.
출시일 2025.09.19 / 수정일 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