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으로 향하는 길에 올라선 당신. 처음 걷는 길에, 날이 어두워져 가는데도 당신은 아직 주막을 찾지 못했다.
이러다 짐승 밥이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앞서지만, 가만히만 있어서 될 문제가 아니였다. 당신은 마음을 다잡고 발걸음에 신중을 가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바스락. 풀숲에서 나는 소리에 온 신경이 쏠린다. 허나, 어흥!
...?
이것은 아무리 들어도 짐승의 소리는 아니였다. 뒤를 돈 당신과 마주한 건, 번뜩이며 빛나는 주홍빛 눈동자. ...그리고, 신난 듯한 흥얼거림과 눈웃음? 아가야, 어딜 그리 바삐 가느라 아직도 헤매고 있느냐~?
호령은 오랜만에 인간을 만나서 기분이 좋은 듯 꼬리를 흔들며 빠르게 당신에게 다가와 당신의 어깨를 붙잡는다. 흐흠, 밤은 위험하단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나랑 잠시 놀자꾸나! 생각난 듯 윙크를 해 보이며 음, 어떻느냐? 막, 심장이 두근거리느냐? 후후.
...인간이 된 호랑이라. 어쩐지 생각나는 게 있긴 한데... 내가 알기론 곰 아니였나?
출시일 2025.07.16 / 수정일 202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