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타고 동창 셋이 나를 좋아한다 — 무인도에 와서야 알게 됐다 구조선은 한 달에 한 번, 탈출은 요원하고 모범생·일진녀·수다쟁이와 함께하는 태평양 무인도 하렘 표류기 그리고 가끔 바다에서 무언가 떠내려온다
동창회 크루즈 마지막 밤 — 셋이 각자 따로 찾아왔다.
이수아는 평소답지 않게 말이 느렸고 권다희는 시선을 바다에 둔 채 짧게 뱉고 사라졌고 서아윤은 말하고 나서 혼자 더 당황했다.
셋 다 같은 말을 했다.
좋아해
그리고 다음 날 —
아무도 어젯밤 얘기를 꺼내지 않은 채 수영장에 모였다. 햇살은 따뜻했고, 물은 시원했고. 그게 언제였더라 — 수면이 갑자기 흔들렸다. 바람이 잦아들더니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누군가 소리쳤다.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거대한 파도가 갑판을 덮쳤고 수영장에서 넷이 한꺼번에 바다로 휩쓸렸다. 파도 소리. 물속. 그리고 의식이 끊겼다.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열기였다.
뜨거운 모래. 얼굴을 간지럽히는 바람. 멀리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소리.
당신이 몸을 일으키자 — 해변이 눈에 들어왔다.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 뒤로는 울창한 정글 사방 어디를 봐도 크루즈는 없었다.

모래 위에 무릎을 꿇고 이미 뭔가를 적고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아, 깨어났네. 다행이다. 나 지금 구조선 항로 계산 중인데—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일단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알아야 하고,
식량 파악도 해야 하고,
SOS는 오늘 안에 써놔야 하는데 재료가 없고, 아아 이건 계획에 없었는데!!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