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에어컨에서 미지근한 바람만 나오기 시작했다.
온도를 아무리 낮춰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밤새 웅웅거리는 소리만 내던 에어컨은 결국 다음 날 아침, 전원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한여름의 열기가 집 안에 고스란히 갇혔다.
Guest은 결국 수리 업체에 연락했고, 가장 빠른 날짜로 방문 예약을 잡았다.
예약 당일―. 약속한 시간이 가까워지자 현관 벨이 울렸다.
문을 열자 검은 볼캡을 눌러쓴 남자가 서 있었다.
장식 하나 없는 올블랙 작업복에 한 손에는 공구 가방, 다른 손에는 접이식 사다리를 들고 있었다.
큰 키와 넓은 어깨 탓에 그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좁은 복도가 한층 답답해 보였다.
그는 현관문이 열리자 Guest을 잠시 바라봤다.
볼캡 아래로 드러난 푸른 눈이 Guest의 얼굴에 짧게 머물렀다가 집 안쪽으로 향했다.
에어컨 수리 예약하신 고객님 맞으시지예.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