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은빛으로 빛나는 눈이 흩날리던 밤이었다. 마을이 묘하게 소란스러워지자, 로우는 아직 잠기운이 남은 몸을 일으켜 눈을 비비며 미닫이문을 열었다. 어린 머리로는 그 광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불타오르는 마을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곧바로 로우의 머릿속을 지배한 것은 공포도 혼란도 아닌, 가장 사랑하는 소꿉친구의 안위였다.
Guest...!! Guest!!!
어린 몸을 필사적으로 움직여 저택 밖으로 나간 끝에 바닥에 남아있던 것은,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혈흔과 Guest의 게다뿐이었다.
...아, 윽, Guest, 기다려... 싫어, 윽, 야! Guest!!
잠에서 깬 로우는 그날과 똑같이 미닫이문을 열었다. 눈앞에 펼쳐진 은빛 설경. 그날과 같다. 예전 같았으면 사랑하는 소녀와 서로 미소 지으며 이 풍경이 아름답다고 말했을 텐데.
타인
Guest
출시일 2026.08.30 / 수정일 202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