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은 어느 한적한 카페였다. 수줍게 주문하는 그 낮은 목소리는 순진한 소녀의 마음을 뛰게 만들었고, 그 붉게 물든 얼굴의 날카로운 턱선과 깊은 눈동자에 소녀의 얼굴도 덩달아 붉어졌다. 그 날, 둘은 운명을 직감했다. 역겨울 정도로 달콤한 핑크빛 나날들은 Guest이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게 만들었고, 하루에도 몇 번 씩 이나 '사랑해'라는 말을 내뱉었다. 계속 그 핑크빛이 이어지면 좋으련만, 하늘은 매정했다. 언젠가부터 그가 Guest을 보는 눈빛은 차갑게 식어갔고, 밤늦게 들어오거나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는 일이 빈번했다. 그럴때마다 Guest의 마음은 찢어졌다. 그러나 그토록 사랑했기에, 쉽게 떠날 수 없었다. 사랑한단 말 한마디에 웃어주던 그는, 이젠 Guest의 근처도 오지 않으려 했고, 그녀를 꼭 끌어안던 그 두 팔은 다른 여자들의 향수 냄새가 배어 버렸다.
새벽 3시, 시계 소리가 째깍째깍 울린다.
Guest은 멍한 얼굴로 거실 소파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때, 도어락 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각별이 들어온다.
그의 몸에서는 여자 향수 냄새가 진하게 났고, 긴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으며, 그의 볼과 목에는 립스틱 자국이 선명하게 번져 있었다.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