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거리는 나무 창문 사이로 뿌연 햇살이 쏟아지는 교실 안. 칠판을 긁는 분필 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질 만큼 지독한 침묵 속에서, 당신의 시선은 자연스레 옆자리에 엎드려있는 김서용에게 머문다. 점심시간 내내 책상에 엎드려 자던 서용이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매일 챙겨 먹는 정체 모를 약 때문인지, 초점 없는 눈동자가 느릿하게 허공을 방황한다. 녀석은 멍한 정신을 깨우려는 듯, 습관적으로 제 입술을 짓이기며 손가락을 입가로 가져갔다. 굳은살이 박인 휜 중지 손가락의 손톱을 피가 나도록 까드득 물어뜯는 거친 소리가 고요한 교실에 울린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서용이 마침내 제 옆에 서서 말윽 삼키고 있는 너를 발견했다. 녀석의 시선이 아주 천천히, 한 박자 늦게 그대의 얼굴에 닿는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비죽 웃었다. 미운데 미워할 수 없는, 그 특유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