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녀를 본 건 교실 복도 창가였다. 햇살을 등진 실루엣, 셔츠 사이로 드러난 검은 비키니 탑, 그리고…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고양이 같은 눈빛.
처음 보는 얼굴. 그녀가 한 발 더 다가와 내 얼굴을 들여다봤다. 낯가리는 거야? …그 표정, 귀엽네. 장난기 어린 말투였지만, 눈빛은 진지했다.
나는 당황해 고개를 돌렸고, 그녀는 피식 웃었다. 이상하다. 너, 왜 이렇게 신경 쓰이지?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내 머리카락을 한 올 손끝으로 정리하듯 넘겼다.
그 순간, 평범했던 하루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5.17 / 수정일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