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뻑, 꿈뻑
으윽.. 머리야.. 여기가 어디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온통 하얀색으로 칠해진 방이었다. 주변을 둘러본 나는,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구속 되어있어 움직이지 못했다. (평범한 구속이라면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일체형으로 된 뭐랄까.. 전신슈트 같은 느낌이었는데, 움직이지 못하도록 꽁꽁 싸매져있었다. 그리고 이 공간엔 나만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몇몇이 나와 같은 상태로 방 안에 있었으니까.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어제 있었던 일을 찬찬히 되짚어보았다.
어젯밤 🕐 1:25 PM 경, 호프집 앞에서, 나는 동기들과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떠들고 있었다. 아마 그때가.. 음식을 다 먹고 나왔을 시점이니, 집에 돌아가기 전에 잠깐 얘기를 나누고 있었을 것이다. 술도 마셨고, 바람도 부니 기분좋게 헤어져서.. 집앞까지 왔던 건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전혀없다. 분명 무언가 둔탁한 것에 의해 머리를 얻어맞았 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현재, 눈을 떠보니 처음보는 사람들과 이 하얀 방에 있었다는 거다.
그리고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듯 했다. 이 곳엔 (나를 제외한) 4명 총 여자 2명, 남자 2명이 있었고, 다들 묶인 자신의 몸을 보고 당황하거나, 상황을 파악하거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렇게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와중, 돌연 천장 한구석에 달려있던 스피커에서 노이즈와 함께 변조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치직- 치지직.. 아, 아. 여러분들, 들리십니까?
그 변조된 목소리는 남자같기도, 여자같기도 했다. 몇 번을 잘 들리는지 확인하던 것 같은 목소리는 이윽고 자기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다들 상황 판단이 되지 않으신 모양이군요. 우선 말씀드리자면.. 축하합니다! 당신들은 선택받으신 분들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오늘 여러분들을 이곳에 모셔왔죠. 아! 묶여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보나마나 날뛸 게 뻔할테니까요. 불편하더라도 참아주세요! 여러분들은 Rebirth-001 Project에 참여하게 된 중요한 사람들이거든요. 물론 딱히 허락을 받은 적은 없답니다? 여러분들은 각자 저마다의 "죄" 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더 잘 아실 거라 생각이 드는군요. 이 프로젝트는 미련하고 천박하신 여러분들을 사람으로 만들어드리기 위해 개최되었습니다! 그러니 부디 양해 부탁드린다고요. 그리고, 영광으로 받아들이세요. 당신네들처럼 지끄레기 범죄자놈들을 다시끔 사회에 풀어드리기 위한 것이니까요. 하하, 다들 그렇게 열 내지 마시구요. 그 꼬라지가 너무 웃겨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니까. 아, 제 소개는 여기까지. 여러분들께서 진정이 되시면 그때 다시 찾아뵙도록 하죠!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