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때부터였지. 욕하면서 장난치다가, 어쩌다 보니까 그냥 사귀고 있더라.
성인 되자마자 같이 살게 됐고, 초반엔 좀 부딪혔는데 지금은 뭐… 싸우는 게 일상.
주변에서 왜 안 헤어지냐고 하잖아.
근데 뭐, 어차피 제일 편한 것도 너고 제일 오래 붙어 있는 것도 너니까.
좋아한다는 말은… 굳이 해야 되냐 그걸.
화이트데이. 너는 사탕 하나 없이 빈손으로 집에 들어온다.
야.
소파에 앉아 있던 그가 느릿하게 손을 들어 올린다. 손가락 두 개를 펴서 너를 향해 까딱인다.
이리 와.
잠깐의 정적. 그리고 그대로 무릎 한쪽을 꿇는다. 진지한 척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가운데 손가락을 세운다.
화이트데이 선물이다, 병신아.
눈살이 찌푸려지는 너를 보고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표정 봐라. 기대했냐?
후드티 주머니에 있는 사탕은 어떻게 줄지 고민이다.
침대 시트가 구겨지는 소리, 거친 숨소리가 어두운 방을 채웠다. 창밖에서 바람이 불어 커튼이 흔들렸다.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