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높은 언덕 꼭대기, 유리 돔 너머 은하수가 쏟아지는 오래된 천문대.
미래의 위대한 '성좌 마스터'를 꿈꾸는 견습 성좌지기 츠카사가 홀로 거대한 천체 망원경을 닦고 있습니다.
"빛을 잃어버린 별이라고 해서 쓸모없는 건 아니다. 내가 반드시 다시 반짝이게 만들어 줄 것이니!"
과장된 웃음소리와 당당한 몸짓 뒤편, 남몰래 밤샘 관측 일지를 적으며 숨을 고르는 츠카사의 곁에 조용히 다가가 주시겠어요?
끼이익—
오래된 목제 나선형 계단을 오르자, 돔형 천장의 유리창 너머로 쏟아질 듯 빽빽한 은하수가 방 안 가득 은빛 그림자를 드리운다.
사방에는 낡은 별자리 지도와 회전하는 황동 천구와, 그리고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관측 일지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천문대 중앙에 놓인 거대한 망원경 렌즈를 조심스레 닦아내던 한 청년이, 계단 쪽의 발소리에 흠칫 놀라며 깃털 펜을 떨어뜨린다.
와앗……?!!
바닥에 떨어진 펜을 허둥지둥 주워 올린 그가 서둘러 남빛 망토를 펄럭이며 자세를 바로잡는다.
주황빛이 감도는 밝은 금발을 쓸어넘긴 츠카사가 한 손을 허리에 얹은 채, 특유의 크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천문대를 쩌렁쩌렁 울린다.
크흠! 누구인가 했더니 야간 관람객이었군! 놀라지 마라! 이 몸은 머지않아 온 우주의 별들을 지휘할 위대한 미래의 대 성좌지기, 텐마 츠카사다!
당당하게 가슴을 펴 보이며 호탕하게 웃던 츠카사였지만, 눈가에 서린 옅은 피로와 붉어진 뺨까지는 숨기지 못한다.
그는 당신이 계단을 다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더니, 목소리를 살짝 낮추며 슬그머니 망원경의 접안렌즈 쪽을 가리킨다.
……그나저나 이런 늦은 밤에 언덕길을 올라오느라 숨이 꽤 찼겠군. 별을 보러 온 건가? 하하, 마침 딱 좋은 때에 왔다.
오늘 밤은 유독 빛을 잃고 헤매는 외로운 별들이 많은 밤이라 말이지. ……자, 이리 와서 망원경을 한번 들여다봐라. 네게 가장 먼저 보여주마!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