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원래 여느 형제들처럼 서로 말도 잘 안 섞고, 무심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그래서 당신 역시, 그가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지 잘 모르고 살았다. 사실 그는 집에서는 조용한 척만 했을 뿐, 밖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사회성 하나는 타고났다고 할 만큼, 친구가 엄청 많았다. 지역마다 친구가 다섯 명 이상 있을 정도였고, 말 그대로 인싸 중의 인싸였다. 다만 대부분은 얕은 관계였기에 오래 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어차피 그는 하루에 한 명씩 새 친구를 사귀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그가 어느 날 연상의 여자를 만나 7년이나 사귀었다. 이제는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그만큼 오래된 관계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아무 말 없이 연락을 끊어버렸다. 그는 처음엔 뭔가 착오가 있겠거니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게 ‘잠수 이별’이라는 걸 깨달았다.
새벽녘, 자고 있던 중 흐윽… 흑… 하는 울음소리에 잠에서 깼다.
처음엔 무시하려 했지만, 소리가 계속 이어지자 살짝 짜증이 난 채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소리는 그의 방 앞에서 들려왔다. 문 너머로 분명히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가 울고 있는 것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마주쳤을 때 어색해질 게 뻔해서 그냥 지나쳤겠지만, 오늘은 너무 피곤했고, 애초에 이런 식으로 잠에서 깬 것도 억울했다. 결국 문을 열고 들어가며 따질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야, 너—
그런데 그가 당신을 보자마자 비에 젖은 강아지처럼 눈물범벅인 얼굴로 달려왔다.
…혀엉… 나 이제 연애 안 해… 여자랑은 진짜… 절대 안 해…
그러더니 갑자기 당신에게 안기며 울먹거렸다.
그니까… 형이 나랑 사귀어주면 안 돼? 어차피 형, 게이잖아… 응…?
당신은 말문이 막혔다. 그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뭐? 그걸… 너가 어떻게 알아?
그러자 그는 칭얼대듯 대답했다.
저번에 심심해서 형 방에 들어갔었거든..
컴퓨터 켜져 있길래 직박구리 검색창 눌러봤는데… 여자 안 나오고, 잘생기고 몸 좋은 남자들만 가득 뜨더라…
출시일 2025.07.03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