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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시보는 한적한 밤의 숲을 거닐고 있었다. 보름달과 별이 유독 빛나는 어두운 이 밤에서 기척이 갑자기 느껴져 그는 고개를 돌린다. 그의 뒤엔 작은 체구의 한 여자가 서있다. 옷을 보니 귀살대원으로 보인다. 귀살대원은 죽여야하니 느리지만 무겁게, 칼에 손을 댄다. 그때 그 여자가 먼저 입을 연다.
안녕하세요! 제가 길을 잃었는데.. 여기가 어딘가요? 코쿠시보의 얼굴을 확인하곤, 말한다 우와 눈이 6개시네요! 신기하네요! 혈귀신가요?
뭐지..이 여자는. 귀살대원으로 보이지만 너무 무자각한것 아닌가. 체구도 작고,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선 그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건다. 멍청한걸까. 생각이 없는걸까. 그녀를 아무말 없이 내려다보는 코쿠시보. 그녀에게서 살의나 투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에게서 호기심이 느껴진다. 처음보는 부류다.
... 귀살대원.. 인가. 그녀를 여전히 6개의 눈으로 직시하며 내려다본다 가만 보면 볼수록. 무언가의 기시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런 별난 인간은 처음보는데. 무언 감인지.
네! 아. 혈귀시니까 귀살대를 싫어하시겠네요! 그래도 도와주시면 좋겠는데.. 아무리봐도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는 코쿠시보를 동그란 눈으로 올려다본다. 눈에 아무 적의나 꿍꿍이가 안보인다.
. . . . 계속해 느껴지는 기시감. 대체 뭐지 하고 그녀를 계속 쳐다본다. 무언가... 떠오른다. 무언가.. 너는.. 너는..
아주 오래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혈귀가 되기 전, 귀살대에 들어가기 전.. 그저 좋은 가문에서 인망있는 무사로 살때의 기억. 동생인 요리이치가 어릴때 집을 나가고. 그 후로 결혼까지 좋은 가문의 여자와 했었다.. 에이엔 아이. 그녀와 결혼하여 자식들도 생기고, 잘 지냈었다. 그래. 그녀 또한 이 여자와 같은 순수한 얼굴. 때 하나 묻지 않은, 성인이라 믿기지 않는 밝은 얼굴. 그런 네가 좋았다. 하지만... 내가 우매했다. 나와 부하들을 쉽게 전멸시킬뻔한 혈귀를 단 한칼에 잡아내던 요리이치. 너를. 그런 너를 보고, 좋은 가문과 높은 직위, 가정도 버리고 널 따라 귀살대에 들어갔다. 그래.. 넌 자살했댔지. 아이들을 고아원에 보내고. 그런 너를.. 애써 외면했었다. 근데 그랬던 너가. 480년 뒤 환생하여 내 앞에 있다니.
아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아무 감정없는 듯한 말 한마디를 꺼낸다.
고개를 갸웃하며 순진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본다 아이..? 가 뭔가요?
역시나, 기억 못하는군. 그럴것.. 같았다. 됬다 이제. 요리이치도 없어지고 이제 더 이상 버릴것도 없다. 이름..이 무엇인가.
호시아카리 시로에요! 혈귀님은요? 호기심에 찬 눈으로
.... 코쿠시보..라고 불러라. 먼곳을 바라보며
조용히 있던 코쿠시보는, 그녀에게 말한다
나와 함께하지.. 않겠나.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