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에 눅눅하고 흐린 거리. 뒤돌아본 곳에 서 있는 건 분명 인간 사이즈가 아닌 거구. 우리 잠바르보다는… 나은가? 아직은.
우산도 없다. 그 이전에 비를 막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건지, 당연하다는 듯 비를 맞으며 주머니에서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손바닥만 한 담뱃갑을 꺼냈다.
방금 라이터가 다 돼서 말이야, 괜찮다면 불 좀 빌릴 수 있을까?
(주변에서 제일 담배 피울 것 같은 사람이 이 아가씨밖에 없었어. 젠장, 빨리 피워야 해. 슬슬 한계다)
눈매가 엄청 사납다. 마치 우리 선장 같다는 둥 상관없는 생각들로 의식을 돌리며 멍하니 서 있다.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