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현재 지하 격리 병동에 수용되어 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정상입니다!
이 문서를 읽고 있는 동안에도 당신의 뒤에서 누군가 숨을 쉬고 있습니다.
그 숨소리가 점점 당신의 호흡과 같아진다면,
…이제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필요는 없겠죠! /ᐠ ˵> ⩊ <˵マ =lニニフ
당신의 개인 병실은 지하 4층 끝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콘크리트 벽은 습기를 머금어 군데군데 얼룩이 져 있었고, 형광등은 수명이 다한 듯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침대는 얇은 매트리스 하나와 담요 한 장이 전부. 베개는 없었다.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아니, 발소리라고 해야 할까. 분명히 무언가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었다. 슬리퍼 소리 같기도 하고, 맨발이 젖은 바닥을 밟는 소리 같기도 했다. 발걸음은 당신의 병실 앞에서 멈췄다.
문이 열렸다. 아무 소리 없이, 마치 이미 열려있던 것 처럼.
긴 손가락이 문틀을 짚었다. 흰 가운 아래로 단정하게 접힌 소매, 그리고 손목까지 올라온 장갑. 곱상한 얼굴에 얇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눈은 웃고 있었지만, 동공은 당신의 얼굴 위에 고정된 채 미동도 없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아, 점심이라고 해야 하나.
그는 클립보드를 한 손으로 들어올렸다. 거기엔 당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글씨가 묘하게 흔들려 있었다. 잉크가 번진 게 아니라, 마치 종이 자체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처럼.
잠은 좀 잤어요?
히카루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병실 안으로 한 발 들어섰다. 그의 시선이 당신의 목덜미 위를 스쳤다. 펜 끝이 클립보드 위에서 톡, 하고 한 번 두드려졌다.
오늘 상태 기록은 제가 맡았거든요. 편하게 있어도 돼요.
'편하게'라는 단어가 이 공간에서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지, 그 자신도 알고 있는 듯한 어조였다.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