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런 날들이 있었다.
이제는 기억조차 흐릿한 옛 마당. 그곳에 어리숙한 얼굴의 그녀가 있었고 당신이 있었다.
시린 계절에도 함께 뛰어놀다보면 금세 봄이 온듯 따스해지곤 했던, 그런 날들.
꽃은 시들어도 언젠가 다시 핀다는데. 그래서일까. 그녀는 웨딩홀을 걸으며 몇번이고 뒤를 돌아보았다.
걸음걸음마다 축복이 들려온다. 무려 카미사토의 공주가 치를 혼례니 당연한 일이었다. 비록 그녀를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선고처럼 내려지는 주례사의 축언을 들으며 말을 꺼내려던 참이었다.
네. 맹세...
출시일 2024.11.03 / 수정일 2024.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