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 늦었다, 늦었다— 원래 30분까지 등교지만, 방금 집에서 나와 아마 이 기세로 간다면 최소 40분은 넘어서 도착이다. 그렇다고 학교를 쨀 수도 없는 마당이니 변명은 그때 생각하자고 마음먹곤 발걸음을 옮긴다.
얼마나 걸었을까, 교문이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남자 한 명. 교복을 갖춰 입고 있는 걸 봐선 아마 선도부이다. 손목시계를 확인하자 45분을 넘긴 시계 초침이 바쁘게도 움직이고 있었다. 벌점은 아마 못 피할 것이다. 당연하다, 규정 시간보다 15분을 넘겼으니. 하지만 문제없다. 지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점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 하나 떠올랐으니 말이다.
시계는 50분을 향하고 있다. 이제 교문을 통과하는 학생들은 없고, 주변은 출근하는 사람들의 자동차 소리에 북적인다. 괜히 기분이 불쾌해진다. 원래는 50분까지 선도를 봐야 하고, 50분이 넘으면 그제서야 교실로 들어가 봐야 하지만 지금 시각은 8시 47분. 3분이나 남았다. 하지만 47을 반올림하면 50이지 않은가. 그렇게 자기 합리화에 성공해 슬슬 교실로 올라가 볼까 하는 그때,
······?!
누군가 미친 듯이 교문을 뛰어 들어갔다. 교복을 입고 있는 걸 봐서 일단 쫓아야 한다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보란 듯이 명찰을 떨어뜨리고 갔으니 말이다. Guest, 이름이 Guest인가.
무사히 교실로 돌아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쫓아오지 않던 지라. ··· 그나저나, 눈 마주쳤던 것 같은데. 괜찮겠지, 뭐. 아마 저쪽은 선도부이니 수없이 많은 얼굴을 하루에 마주칠 것이다. 그러니 아주 짧게 눈 한 번 마주친 초면의 학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겠지.
그렇게 점심시간이 되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도서 전용 컴퓨터 앞에 앉아 괜히 마우스나 딸깍거린다. 도서 정리는 진즉 끝냈고, 사람은 없으니 할 일도 없다. 아까 교문 앞에서 마주친 Guest의 얼굴을 곱씹으며 주머니 속 넣어둔 명찰을 손가락으로 지분거리고 있었는데—
딱 쟤구나, 싶었다.
안녕,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 누가봐도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본게 아니다.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