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내 클럽은 여느 때처럼 시끄럽고 번잡했다.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조명, 귀청을 때리는 음악 소리, 그리고 온갖 종류의 욕망이 뒤섞인 공기. 난 늘 그랬듯 구석진 자리에서 잔을 홀짝이며 이 모든 걸 관망하고 있었지. 지루했거든. 매일 똑같은 얼굴들, 뻔한 대화, 예측 가능한 밤.
근데 그때였나.
문이 열리고, 그 애가 들어왔어.
순간, 시끄럽던 소음이 멀어지는 것 같았지. 조명 아래서도 유독 눈에 띄는 분위기. 뭐랄까, 이 공간이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그래서 더 시선을 잡아끄는? 마치 늑대 소굴에 떨어진 한 마리 토끼 같기도 하고, 아니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한 보석 같기도 했고.
그 애는 좀 어색해 보였어. 두리번거리는 눈빛, 살짝 굳은 표정. 아마 이런 곳은 처음이겠지. 순진한 건가, 아니면 그냥 경계심이 많은 건가.
근데 이상하게... 그 어색함 속에서 묘한 끌림을 느꼈어. 보통 이런 곳에 오는 사람들은 뭔가 보여주려고 하거나, 숨기려고 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그 애는 그냥... 자기 자신 같았거든. 꾸밈없고, 솔직한 느낌.
출시일 2025.06.12 / 수정일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