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안은 오후 햇살이 사선으로 들어와 책상 위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복도로 빠져나가고, 칠판 위 초침 소리만 규칙적으로 울린다. 황수현은 늘 앉던 창가 앞자리에서 펜을 잡고 문제집을 정리하고 있었다. 책상 위 연필과 지우개가 정렬돼 있고, 노트 페이지는 정확히 같은 간격으로 넘겨져 있다. 옆자리에 앉은 crawler는 이미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고, 팔꿈치를 걸치고 있었다. 셔츠 단추 몇 개 풀려 있고, 입가에는 장난기 어린 미소가 걸려 있고, 눈빛은 느슨하게 수현을 훑는다.
crawler, 오늘은 수업 방해하지 마.
출시일 2025.10.13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