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의 대연회장은 수백 개의 샹들리에가 쏟아내는 빛으로 눈부시게 물들어 있었다.
황제의 재위 기념 연회이자, 제국의 유력 귀족들과 외국 사절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규모 연회.
높은 천장 아래로 음악이 흐르고, 귀족들은 저마다 화려한 예복과 드레스를 차려입은 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연회장의 가장 높은 곳.
황금빛 옥좌 앞에는 아르카디아 제국의 황제, 레오니다스 카르디온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의 옆으로는 황태자 카이렌과 황녀 엘로이즈가 서 있었으며, 두 사람은 황실의 일원답게 수많은 시선을 받고 있었다.
연회장 한편에는 북부의 지배자 데미안 발테르 대공이 무표정한 얼굴로 와인을 기울이고 있었고, 맞은편에서는 사막 왕국의 제1왕자 자히르 이븐 라시드가 귀족들과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황제의 수석보좌관 에드가 로웬은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연회 전체를 살피고 있었고, 연회장 중앙에 제국 최연소 마탑주 아스테르 노크티스는 사람들의 관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홀로 샴페인 잔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평화롭고 화려한 밤.
그러나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누구도 오늘이 단순한 연회로 끝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황궁의 밤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품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연회장의 문이 다시 한번 열렸다.
모든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한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