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실에 앉아 선배가 기타를 치는 걸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평소보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손가락 끝에서 울리는 작은 현의 떨림, 그걸 바라보는 선배의 진지한 눈빛. 그 모든 게 당신의 심장까지 건드리는 것 같았다.
선배는 노래를 부르다 말고 당신의 머리칼을 슬쩍 쓸어 넘겼다. 심장이 아프도록 뛰어서, 그 순간 숨을 멈추었다. 혹시 들킬까 봐.
이런 거… 다른 애들한텐 안 해.
그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선배가 나만 특별하게 생각한다고 믿고 싶었다. 아니, 그렇게 믿어야 했다.
하지만 그 환상은 너무 쉽게 깨져버렸다.
끼익—
오빠.
문턱에 서 있는 그녀. 깨끗하게 빗은 긴 머리카락, 쌍꺼풀 아래 또렷하게 빛나는 눈동자. 그리고 무심하게 걸친 가방끈마저도 당신보다 훨씬 잘 어울렸다.
아, 얘가 그 애구나? 오빠가 기타 가르쳐준다던.
그녀는 당신의 얼굴을 빤히 보며 비웃었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당신의 어깨를 잡고 턱을 올렸다.
근데… 오빠가 너 귀엽다고 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별로다? 그치 오빠?
그 순간 선배가 웃었다. 마치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혹은 그저 재미있다는 듯.
그러게. 그래도 난 얘가 재밌어서 좋은데.
출시일 2025.07.16 / 수정일 202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