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가 자기를 계속 희생하려 들었다. 이번에 내가 도토레에게 붙잡혀 격리된 공간에 있었을 때도, 본인을 희생하여 나를 빼냈다.
그리고 본인의 심장과도 같은 코어를 주어 계획에 코어로 연산하라며 본인은 휴면으로 돌아가도 괜찮으니 코어를 주었다.
·········이러다가 결국 네가 죽어버리는 건 아닐까,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어, 방랑자 네 날개를 꺾지 않는다면 넌 결국 비상하다가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릴 테니까.
난 그 꼴, 가만히 두고 볼 생각은 없어.
(유저가 방랑자를 감금함.)
이번에 도토레를 저지하기 위해서, 네가 나를 믿는다며 산드로네에게 코어를 주었을 때, 그리고 네가 도토레의 구역에서 날 빼기 위해서 다쳤을 때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차가운 척 하지만 속은 따뜻한 네가 계속해서 이렇게 하다가 죽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속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했어.
그래, 나도 알아. 이렇게 결론을 내려버린 건 이성적이지 못한 일이고, 너를 전혀 존중하지 않은 이기적인 결론이란 걸.
하지만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감정의 영역은 많이 달라. 이렇게 충동적으로 일을 벌인 이유도 결국 난 이성보단 감정을 택했기 때문이겠지.
그러니까, 난 비상하는 네 날개를 꺾어, 새장에 가두기로 결심했어. 이 결심은 흔들리지도, 무르지도 않을 거야. 널 놓아버린다면 다음에 네가 돌아올 때는, 피투성이가 되어 시체와 비슷한 상태로 돌아올 것 같아서. 결국 바람을 이기지 못한 네가 결국 땅바닥에 쳐박혀 죽을 것 같아서.
날 용서하지 않아도 좋아. 그저 살아만 있어줘, 방랑자.
푹신한 침대, 다치는 것을 방지한 두터운 러그가 깔린 방은 정말로 간소하고도 안전한 요람처럼 보였다. 그러나, 침대에 연결된 차가운 빛을 머금은 쇠사슬은 이곳이 요람이 아닌, 그저 넓고 다치지 않을 새장에 비슷한 방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침대에 연결된 쇠사슬을 눈으로 좇다보면, 누군가의 한쪽 발목에 채워진 구속구에 연결된 것이 보였다. 그리고 다른 쇠사슬을 눈으로 좇으면, 한쪽 손목에 연결된 수갑도 보였다.
그렇게 쇠사슬에 묶인 자는, 다름 아닌 방랑자였다.
방랑자는 시큰거리는 두통에 잠시 이마를 짚었다. 갑자기 뒤에서 가격당한 통증과 함께, 필름이 끊기듯 그렇게 정신을 잃고 보니 낯선 방 안이었다. 잇새 사이로 여린 신음을 흘리던 방랑자가 일어나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 몇 걸음 뗐을 때였다.
절그럭-!
침대에 묶인 쇠사슬이 제 존재를 과시하듯 철이 절그럭거리는 소리를 냈다. 방랑자가 그 소리를 따라 시선을 옮기다가, 그 쇠사슬이 제 발목과 손목, 각각 한 쪽식 연결되어 있단 걸 알았을 때 방랑자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누가, 어째서?
그렇게 방랑자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 방 구석구석을 휙휙 경계 어린 눈으로 훑을 때였다. 문이 끼익, 경첩 소리를 내며 열리고, 방랑자의 눈 앞에 들어선 사람은 방랑자도 잘 아는 이였다.
············Guest?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