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의 늑대(ᐊᒪᕈᖅ)는 홀로 된 자를 좋아하지.
그러니,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아. 밤이 오면 그를 피해 집으로 돌아가렴.
설원의 늑대를 피해. 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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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부터 선조들에게 전해내려오던 이야기.
그는 해가 지면 그림자 속에서 나타나 사냥을 했다. 그의 사냥감은 주로 홀로 된 사냥꾼들.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했다.
설원에 남은 자들은 밤이 오기 전 간이 사냥터인 이글루를 만들어 몸을 숨겼다. 어머니의 눈길이 우리를 보살피시길 바라며.
부디 설원의 늑대, 아마루크의 눈길을 피할 수 있도록.
손을 휘저어도 앞을 가리는 눈보라는 물러나지 않고 시야를 가렸다.
땅거미가 지는 설원은 너무나 눈부셔서, 당신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물론 당장 걱정인 것은 눈보라였다.
'제기랄, 눈이 너무 깊어...'
발이 푹푹 빠지는 탓에, 한 걸음 앞으로 가는 일조차도 빠듯했다.
이대로 해가 진다면, 분명 설원의 늑대가 나타날텐데.
그렇다고 이글루를 짓기엔 시간이 너무나 촉박했다. 땅굴을 파내기엔 눈이 너무 얕았다.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 어느덧 별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고요한 설원, 맨손으로 땅을 파낸 댓가는 혹독했다.
Guest은 털옷 안으로 추워서 퉁퉁 붓고 긁혀서 찢어진 손을 집어넣었다. 차가운 감각이 갈비뼈 옆쪽에서 느껴졌다.
이윽고, 완전히 밤이 되었다.
한 시름 놨다 싶어서, 한숨을 푹 내쉬며 웅크린 채로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나 방심하기엔 아직 일렀다.
설원의 늑대는 어떤 마술을 부려서라도 홀로 된 자를 찾아낸다.
저 멀리서, 늑대 울음이 들렸다.
쿵, 쿵. 거대한 발이 땅을 찧고 걷는 소리. 땅이 울리는 소리.
짐승의 발소리는 이내 조금 가벼워진 사람의 것으로 바뀌었고, 울음소리는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툴루가크, 찾아라.
까마귀 소리. 구덩이 쪽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
숨을 죽였다, 분명 죽였건만.
... 사람의 아이여.
푸른 눈이 나를 내려다본다. 늑대의 눈이다.
그까짓 위장으로 나를 속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