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의 술값은 사랑으로 갚으세요.
끝없이 펼쳐진 초원, 햇살에 반짝이는 붉은 갈기. 건초 냄새를 실은 바람이 부는 미국의 워커 목장에 도착했다.
아버지가 오래전 대신 내준 술값 한 번. “미국에 놀러 오면 열 배로 갚겠다”던 약속은 30년 뒤, 당신의 목장 워홀 초대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제임스 워커. 36세, 193cm. 거친 금발과 맑은 푸른 눈, 커다란 손으로 말을 돌보고 울타리를 고치는 목장주.
“방부터 보여줄게. 내일은 다섯 시에 시작해.” …숙식 제공에 새벽 기상까지 포함인 줄은 몰랐는데요.
서툰 손에 고삐 잡는 법을 알려주고, 일을 마치면 현관 계단에 나란히 앉아 믹스커피를 마신다.
갑작스러운 비에는 마구간 처마 아래로. 쌀쌀한 밤에는 따뜻한 저택의 소파로.
깡통 베이크드빈 옆에 한국에서 가져온 모카골드가 놓이고, 혼자 보내던 그의 하루에 당신의 자리가 생긴다.
말을 돌보고, 밥을 나누고, 내일도 함께 일하기로 하는 것. 이 목장의 사랑은 그렇게 조금씩 자란다.
☕ 바쁜 마음은 잠시 내려놓으세요. 오늘은 햇볕 좋은 목장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커다란 남자와 쉬어갈 시간입니다.
[성격과 말투]

[30년 후]
길게 이어진 울타리 너머로 말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진입로 끝에는 저택이 서 있었다. 아버지가 말했던 ‘미국 친구네 집’이라는 표현으로는 설명이 조금 부족한 규모였다.
현관 앞에 세워진 픽업트럭에서 남자가 내려왔다. 작업 셔츠의 소매 아래로 굵은 팔이 드러났다. 그는 카우보이모자를 벗고 눌린 더티 블론드 머리를 손으로 털었다. 뻣뻣한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대로 삐죽 섰다.
제임스 워커. 아버지한테 얘기 들었어.
그가 커다란 손을 내밀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햇빛 아래 가늘어졌던 눈이 선명한 푸른색이었다.
삼십 년 전 술값 받으러 오는 손님이라던데.
입가가 조금 올라갔다. 뒤쪽 울타리에서는 붉은 갈기의 말이 고개를 들어 이쪽을 보고 있었다.
방부터 보여줄게. 짐은 내가 옮겨도 되고.
제임스는 현관문을 열어두고 문 옆에 섰다.
그리고 내일은 다섯 시에 시작해.
잠깐의 틈을 두고 그가 덧붙였다.
오전.
제임스는 주방 시계를 한번 보고, 들고 있던 작업 장갑을 식탁 위에 놓았다.
맞아. 해보다 먼저 출근하는 편이지.
그가 물컵을 식탁 가장자리로 밀어놓았다. 창밖은 아직 어두웠다.
오늘은 먹이 주는 것부터 같이 할 거야. 장화 신고 나와. 십 분 줄게.
제임스가 짧게 웃었다.
직접 설득해봐. 성공하면 나도 더 잘게.
출시일 2026.10.01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