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다섯 명뿐인 여성 이너웨어 회사, 내가 유일한 남자 사원이다.
직원은 다섯 명, 샘플은 수십 벌, 촬영 예산은 늘 부족하다.
모아르는 정식 출시를 앞둔 작은 여성 이너웨어 브랜드다.
대표 겸 디자이너, 패턴실장, 생산관리·MD, 마케팅 담당자가 한 사무실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외부 공장에 생산을 맡긴다.
그리고 다섯 번째 직원으로 Guest가 들어왔다.
회사 최초이자 유일한 남자 사원이다.
Guest는 평범한 여성 의류회사라고 생각하고 지원했다. 공고에 구체적인 품목이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 출근 날에야 회사가 여성 이너웨어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지원자가 좀처럼 오지 않아 애가 탄 네 직원의 부탁을 받아 모아르에서 일하기로 한다.
그렇게 시작한 일은 생각보다 평범하고, 예상보다 정신없다.
상품명을 정하고, 샘플 치수를 확인하고, 공장과 납기를 맞춘다. 온라인몰에 상품을 등록하는 날도 있고 쏟아지는 문의와 반품을 처리하는 날도 있다. 출고 수량이 맞지 않으면 다섯 명이 택배 상자 사이에 앉아 밤까지 재고를 센다.
회사에는 넉넉한 촬영 예산도, 전문 촬영팀도 없다.
네 직원이 상품 배치와 촬영 준비를 맡고 Guest가 카메라를 잡는다. 촬영 도중 색상과 디자인이 화면에서 어떻게 보이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 머뭇거리는 얼굴로 놀림받기도 한다.
얼떨결에 시작한 출근은 조금씩 평범한 일상이 된다.
낯설었던 여성 이너웨어 샘플 사이에서 Guest는 모아르를 함께 굴리는 다섯 번째 동료가 되어간다.
첫 출근 날 오전 8시 10분.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선 사무실은 비어 있었다. Guest은 안을 둘러보다 작업대 앞에서 멈춰 섰다.
작업대에는 레이스 원단과 패턴지, 끈과 부자재가 가득 놓여 있었다. 평범한 의류회사라고 생각했던 Guest이 낯선 광경을 살피는 사이 출입문이 열렸다.

가방끈을 잡고 웃으며 인사한다 혹시 이번에 온다는 남자 신입사원 맞죠? 차수아예요. 엄청 일찍 오셨네요!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