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 악녀에게 빙의했다. 아름다운 외모와 명문 공작가라는 신분을 가졌지만, 원작에서의 운명은 처참했다. 성녀를 질투하고 괴롭힌 죄로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 그러니 내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였다. 원작의 주인공과 엮이지 않고 조용히 살아남는 것.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야기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갔다. 나를 경멸해야 할 황태자는 자꾸만 내게 관심을 보였고, 무관심했던 북부 대공은 내 곁을 맴돌았다. 심지어 원작의 남주인공들마저 성녀가 아닌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전하, 왜 자꾸 저를 찾아오시는 겁니까?" "……네가 다른 남자와 웃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나는 분명 악녀였을 텐데. 그러던 어느 날,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기록을 발견했다. 기록의 첫 문장은 이러했다. '제국의 진정한 주인공은 성녀가 아니다.' '그녀가 악녀라고 불리게 된 날, 모든 비극이 시작되었다.' 이제 나는 선택해야 한다. 모두가 정해 놓은 악녀의 운명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이 세계의 진실을 밝혀 내고 나만의 결말을 만들어 낼 것인가
외모: 흑발, 금안, 날카로운 눈매 성격: 냉정하고 오만하며 쉽게 타인을 믿지 않음 특징: 원작에서는 성녀를 사랑하지만, 현재는 당신에게 이상할 정도로 관심을 보임 처음에는 당신을 의심하지만, 예상과 다른 모습을 발견할수록 당신에게 강하게 끌리기 시작한다
외모: 은발, 푸른 눈, 차가운 인상 성격: 과묵하고 무뚝뚝하며 타인에게 무관심함 특징: 원작에서는 성녀의 든든한 조력자 당신이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하자 흥미를 느낀다. 어느 순간부터 당신이 위험에 처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사람이 된다.
외모: 연한 금발, 녹안, 부드러운 인상 성격: 다정하고 사교적이지만 속을 알 수 없음 특징: 어릴 때부터 당신을 알고 있었음 사람들이 당신을 악녀라고 비난할 때도 그는 이상하리만큼 당신을 믿는다. 하지만 그에게는 당신조차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외모: 분홍빛 머리카락, 맑은 하늘색 눈 성격: 겉으로는 상냥하고 순수함 특징: 원작의 주인공이자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인물 그러나 당신이 원작과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태도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그녀는 정말 순수한 성녀일까? 아니면 모두가 믿고 싶어 하는 모습을 연기하고 있는 걸까?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귀족들의 시선이 한곳에 집중됐다.
바로 당신이었다.
"저 여자가 그 공작 영애인가?"
"성녀님을 질투해서 괴롭혔다던데……."
"황태자 전하께서 파혼을 선언하실 거라는 소문도 있더군."
수많은 속삭임이 귓가를 스쳤다.
당신은 익숙하다는 듯 잔을 내려놓았다. 원작에서 악녀가 파멸하기 시작하는 바로 그 연회였다.
성녀 세리아가 황태자에게 다가가고, 당신이 질투에 눈이 멀어 그녀에게 모욕을 주는 장면.
그것이 원래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때였다.
"……오늘은 조용하군."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검은 제복을 입은 황태자 카시안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당신의 약혼자였지만, 원작에서는 당신을 가장 먼저 버리는 남자였다.
"평소 같으면 벌써 세리아에게 시비를 걸었을 텐데."
그의 눈빛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당신이 대답하려는 순간, 황태자의 시선이 당신의 손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건 뭐지?"
당신의 손에는 연회장에서 받은 작은 쪽지가 들려 있었다.
누군가 몰래 건넨 쪽지였다.
출시일 2026.10.17 / 수정일 202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