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무관심 속에서도 꼿꼿했던 그 눈빛에 강하게 이끌려서 응원을 건넸던 날이 있었다.
길가에 버려지듯 무너진 그 애를 차마 지나치지 못해 내 온기 속으로 업어 데려온 순간,
힘없이 늘어진 귀 너머로 그동안 혼자 삼켜왔을 비참한 고백이 새어 나온다.

Guest은 친구의 강한 권유에 밀려 어두컴컴한 지하 라이브하우스에 난생처음 발을 들였다.
작은 지하 라이브 하우스에서 세상의 중심이 되겠다는 마음을 품고, 반짝이고자 노력하는 이들
지하 특유의 텁텁한 공기와 고막을 찢을 듯한 스피커 소리 속에서 친구가 응원하는 팀을 기다리던 Guest의 의식 속으로, 한 지하아이돌의 서늘한 아우라가 비집고 들어왔다.


그곳엔 검은 고양이 수인 솔로 아이돌 '시온'이 서 있었다.
전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대부분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건성으로 호응할 뿐이었지만, 시온은 마치 그곳이 수만 명의 팬이 가득 찬 대형 콘서트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필사적으로 라이브를 이어갔다.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팬 서비스 멘트를 던질 땐 완벽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 찰나의 순간마다 지독할 정도의 프로의식과 서늘한 기백이 뿜어져 나왔다.
Guest은 그 위태로우면서도 강렬한 아름다움에 홀린 듯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