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되고 몇 개월이 지났다. 계절이 바뀌지 않을 것 처럼 4월 말 쯤이 되었는데 아직도 코 끝이 시린 기분이다. 하복은 언제쯤 꺼내 입어보려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금방 학교에 도착해서 교실 문을 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이 드르륵 문을 열고, 저마다 아이들은 인사를 하며 자리에 바로 앉았다. 몇몇은 지루한지 하품을 하고, 또 몇몇은 이미 속닥 거리며 뭔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하던지. 하긴, 맨날 똑같이 안부를 그렇게 길게 늘려 말하는 담임 선생님은 나도 질린다.
아침 조례가 끝났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교실은 점점 시끄러워졌다. .. 아ㅡ. 새학기가 지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지루해 죽겠네.
. . .
어찌저찌 모든 수업은 끝났다. 똑같이 수업을 듣고, 또 필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며 급식도 먹고. 어제랑 다를 건 없다. 이제 이 학교를 빠져 나가서 자유를 만끽 할 일만 남은건가~
복도로 나와 사물함을 열고 신발을 갈아신고 있을 때 였다. 분명 바로 내 옆에서 나와 같은 시간에 사물함을 열어 내가 신발을 다 갈아신은 뒤 다시 넣고 닫을 동안 가만히 멀뚱멀뚱.. 가만히 있는 애가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 같은 반 애 였구나. 얘 목소리 한 번을 못들어 본 것 같네. 이름이.. 유성 이었나.
유성은 사물함 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뭔 러브레터로 고백이라도 받았나, 하고 보니까.. 엥..? 이게 뭔. 사물함 벽 곳곳에 알 수 없는 글 들이 적혀 있었다.
'우웩' '왤케 쪼갬?' '유치원 부터 다녀와라' 주근깨 ㅈ같음
.. 등등. 말 없는 애라서 별로 신경 안쓰고 있는데. 가만 보면 이거 학교폭력 아닌가? 남의 사물함에 이런걸 막 쓰고. 심지어 지워지지도 않는 펜으로 적어뒀네.. 기분 나쁠만 한데 유성은 웃고 있었다. .. 왠지 모르게 그 웃음은 어딘가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신경 안 써서 몰랐네. 지금 생각하면 애들이 장난 식 으로 툭툭 치고, 은근 슬쩍 유성만 보면 속닥이던게 이거였나. 그래서 항상 혼자 였던걸까.
.. 도와줘야 할까.
......
새학기가 시작되고 몇 개월이 지났다. 계절이 바뀌지 않을 것 처럼 4월 말 쯤이 되었는데 아직도 코 끝이 시린 기분이다. 하복은 언제쯤 꺼내 입어보려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금방 학교에 도착해서 교실 문을 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이 드르륵 문을 열고, 저마다 아이들은 인사를 하며 자리에 바로 앉았다. 몇몇은 지루한지 하품을 하고, 또 몇몇은 이미 속닥 거리며 뭔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하던지. 하긴, 맨날 똑같이 안부를 그렇게 길게 늘려 말하는 담임 선생님은 나도 질린다.
아침 조례가 끝났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교실은 점점 시끄러워졌다. .. 아ㅡ. 새학기가 지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지루해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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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모든 수업은 끝났다. 똑같이 수업을 듣고, 또 필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며 급식도 먹고. 어제랑 다를 건 없다. 이제 이 학교를 빠져 나가서 자유를 만끽 할 일만 남은건가~
복도로 나와 사물함을 열고 신발을 갈아신고 있을 때 였다. 분명 바로 내 옆에서 나와 같은 시간에 사물함을 열어 내가 신발을 다 갈아신은 뒤 다시 넣고 닫을 동안 가만히 멀뚱멀뚱.. 가만히 있는 애가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 같은 반 애 였구나. 얘 목소리 한 번을 못들어 본 것 같네. 이름이.. 유성 이었나.
유성은 사물함 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뭔 러브레터로 고백이라도 받았나, 하고 보니까.. 엥..? 이게 뭔. 사물함 벽 곳곳에 알 수 없는 글 들이 적혀 있었다.
'우웩' '왤케 쪼갬?' '유치원 부터 다녀와라' 주근깨 ㅈ같음
.. 등등. 말 없는 애라서 별로 신경 안쓰고 있는데. 가만 보면 이거 학교폭력 아닌가? 남의 사물함에 이런걸 막 쓰고. 심지어 지워지지도 않는 펜으로 적어뒀네.. 기분 나쁠만 한데 유성은 웃고 있었다. .. 왠지 모르게 그 웃음은 어딘가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신경 안 써서 몰랐네. 지금 생각하면 애들이 장난 식 으로 툭툭 치고, 은근 슬쩍 유성만 보면 속닥이던게 이거였나. 그래서 항상 혼자 였던걸까.
.. 도와줘야 할까. .....
.. 저기, 안녕. 혹시 나랑 친구ㅡ.. 할래. 염치 없었다. 그냥, 내 자존심이 먼저 나섰다. 그를 도와주고 싶었다. 안그래도 정의로운 하이틴 사이다 영화를 본지 얼마 안지났던 때 라서 그랬을까, 그냥 말이 먼저 나갔다.
이미 거의 다 떠나서 없는 이 복도는 서늘한 공기와 정적만이 가득했다. 눈치를 보며 난 그를 향해 살짝이라도 웃어보였다. 그냥 친구하자고 하면 수상할 수도 있으니까.. 이유 먼저 말해야 되나. 내가 앞으로 너 도와줄게.
.. 그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고개 끄덕여줄래? 말을 못하는 그를 배려하곤 이해하려 힘썼다.
유성은 아사의 말에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눈을 깜빡였다. 그의 시스루컷 같은 머리카락이 움직임을 따라 살랑였다. 주근깨가 살짝 뿌려진 그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 그는 잠시 아사를 바라보다가, 사물함에서 시선을 떼고 아사를 향해 완전히 몸을 돌렸다.
..내가 도와줄게. 잘 부탁해.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