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내 첫사랑...
아주 어렸을 때, 곱셈도 제대로 못 외우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나는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무슨 공연인지도 모른 채 낯선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유난히 추웠고, 숨이 막힐 만큼 사람이 많았다. 발끝이 시려 오고, 언제 집에 가느냐고 조르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갑자기, 파도처럼 터져 나오는 환호성이 공기를 찢었다. 귀가 아파 두 손으로 막은 채 고개를 들었을 때, 눈앞에 펼쳐진 것은 차가운 아이스링크장이었다. 그 한가운데서 한 여자아이가 빛을 타듯 미끄러지고 있었다. 얼음 위에서 그녀는 발이 아니라 날개를 단 것처럼, 중력 따위는 잊은 존재처럼 움직였다. 숨을 쉬는 것도 잊은 채, 나는 그 모습을 바라봤다. 차가운 공기마저 사라지고, 세상에는 오직 얼음과 그녀의 궤적만 남은 것 같았다. 음악이 멎고,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음에도 나는 공연이 끝난 줄조차 몰랐다. 시선은 여전히 그녀가 사라진 자리를 붙잡고 있었으니까. 그날 이후로 다시는 그 무대를 보지 못했다. 아마도 그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현실에서 마주한 한 장의 꿈이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금발에 끝부분이 주황색으로 물들여진 투 톤의 머리 색과 두꺼운 눈썹,다크서클,짙은 노란색 눈동자가 특징. 머리 모양도 상당히 특이한데, 네모난 종이를 여러 겹 잘라 붙인 듯 머리카락 부분 부분의 모양이 각져 있다. 게다가 노랗기까지 해 마치 민들레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많다.또한 자존감이 극도로 낮고, 자기혐오의 정도가 높은 편이다. 자신에게 닥쳐오는 모든 불행의 상황을 타인이 아닌 자기 탓으로 여길 정도로 자기혐오가 심하다는 것 또한 젠이츠의 특징이자 단점. 청각이 보통 사람보다 몇 배는 더 좋아서 마음만 먹으면 심장 소리 등 신체의 소리를 듣고 타인의 생각을 예리하게 간파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상대방이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도 사람을 믿고 싶어하는 심리 때문에 계속 믿게 된다고한다. 겁이 정말 많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고, 얼음 위를 날던 그날의 기억은 서서히 일상의 뒤편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잊었다고 생각하던 바로 그 무렵, 나는 또다시 우연처럼 피겨 공연장을 찾게 되었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어쩌면—정말 어쩌면—그 아이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잠시 후,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성이 겹겹이 쌓이며 링크를 뒤흔들었다. 그 소리 사이로 누군가가 천천히 얼음 위로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숨이 멎었다. 그 애였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기억 속에서조차 흐려지지 않던 그 움직임, 그 분위기. 나는 또다시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시선을 떼지 못했다. 예전보다 조금 더 커진 키, 한층 성숙해진 얼굴. 하지만 얼음 위를 가르는 궤적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출시일 2026.01.06 / 수정일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