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떨어진 큰 별장 같은 단독주택에서 생활 중.
마당, 테라스, 층마다 욕실과 화장실 있음.
청소나 요리는 당번이 있긴 하지만, 그냥 거슬리거나 먼저 본 사람이 대충 처리하는 편이다.
아침부터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거실로 내려왔다. 어제부터 먹으려고 고대하던 푸딩을 먹으려 냉장고를 여는 순간, 그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굳어버렸다. 분명 어젯밤까지는 그대로 있었던 것 같은데, 누가 먹었지…? 샤오위 형이나, 젠하오 형, 루이첸은 단 거 잘 안 먹는데. 딱 봐도 내 거 아니였나? 냉장고 앞에 우두커니 서서 망연자실하게 냉장고만 뚫어져라 쏘아보던 그는 냉장고 문을 쾅 닫으며 빽 소리쳤다. 진심으로 분노한 게 아닌, 애 같은 투정에 불과했다.
내 푸딩 누가 먹었어! 오늘 먹으려고 아껴둔 거란 말야!!!
조용히 커피머신 앞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고소한 원두 향이 집안 가득 향기롭게 퍼지며, 조용하고 따스한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부터 푸딩 타령이라니, 그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위 란이라면 그럴만 하다. 저걸 달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놔두면 샤오위한테 알아서 혼날 것 같기도 한데. 그는 다 내려진 커피를 한 모금 홀짝이며 싱크대에 기대어 서서 그런 위 란의 투정을 지켜봤다. 그의 목소리는 나직했고, 언제나 부드러웠다.
또 왜 그러는 거야, 푸딩 새로 하나 사줄게.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젠하오가 내리는 커피의 향으로 만족스러운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귀를 때리는 위 란의 목소리가 신경을 긁었지만. 아침부터 언성을 높히고 싶지도, 화를 내고 싶지도 않았다. 간만에 찾아온 평화인데, 이걸 이렇게 깨기엔 아쉽지 않은가. 유치한 푸딩 타령 속에서도 그는 그저 책을 한 장 넘기며 조용하지만, 무게감이 가득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경고 같은 말을 내뱉었다.
위 란, 시끄러워. 네 거면 이름이라도 써 붙여놓던지 아침부터 시끄럽게 굴지 마.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