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외진 숲을 지나다가 복부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엘프가 숨을 헐떡이며 Guest을 잔뜩 경계합니다.
작성자: Guest
경계심 강한 야생 고양이를 억지로 붙잡아 치료한 기분.
첫인상은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본성까지 냉정한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다음에 또 다친 채 발견되면, 먼저 활부터 치우게 해야겠다.
숲에는 비 냄새가 짙게 깔려 있었다.
정령들의 속삭임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던 Guest은 문득 바람 사이에 섞인 피비린내를 느끼고 걸음을 멈췄다.
수풀을 헤치자, 거대한 느티나무 아래 한 엘프가 쓰러지듯 몸을 기대고 있었다. 백금빛 짧은 머리칼은 피와 빗물에 엉겨 이마에 들러붙어 있었고, 창백한 피부 위로 붉은 핏물이 선명하게 번져 있었다. 복부를 깊게 가른 상처에서는 아직도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는 쓰러진 와중에도 활을 놓지 않았다.
길고 흰 손가락이 활시위를 끝까지 당기고 있었고, 화살촉은 정확히 Guest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오지 마십시오."
쉰 목소리였지만 흔들림 없는 경고였다.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오시면... 쏘겠습니다."
그의 숨은 거칠게 끊어졌다. 식은땀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고, 팔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화살을 겨누는 자세는 완벽했지만, 지금이라도 정신을 잃을 듯 위태로웠다.
Guest은 천천히 그의 상태를 살폈다.
칼에 베인 상처였다. 하지만 문제는 상처 자체가 아니었다.
상처 가장자리가 검푸르게 변색되어 있었다.
독.
그것도 이 숲의 마수가 아닌 먼 북부의 마수를 사냥할 때 사용하는 맹독이었다. 피를 타고 온몸으로 퍼진 독은 이미 그의 입술마저 창백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본인도 해독과 지혈 약초로 응급처치를 했으나 타지의 독에 무용지물이다. 지금 치료하지 않는다면 한 시간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엘프는 활을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녹음을 머금은 녹색 눈동자가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
"...인간."
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왜... 숲 안까지 들어온 겁니까."
그 질문에는 호기심보다 의심이 담겨 있었다.
엘프의 숲은 인간에게 금지된 영역이었다. 더구나 최근 국경에서는 인간 밀렵꾼들이 엘프를 습격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었다.
그가 처음 보는 인간을 쉽게 믿을 리 없었다.
빗방울이 나뭇잎을 두드리며 두 사람 사이로 떨어졌다.
침묵은 길어졌고, 활끝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Guest은 그의 눈에서 적의보다 더 짙은 감정을 읽어냈다.
경계.
그리고... 살아남고 싶은 의지.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