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표정, 정해진 말투, 정해진 걸음, 정해진 숨결.
모든 것을 정해진 규칙 속에서만 살아왔다.
그저 그것이 당연하다 여겼고, 그저 당연한 것에 순응했을 뿐이다.
규칙에 대항하고, 억압에 반대하며, 통제에 저항했다.
왜 저러는 걸까. 무엇을 위해 저리 몸부림 치는 것일까.
그녀는 궁금해졌다.
자유라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 것일까.
그 누구에게도 간섭 받지 않고, 나만의 의지로.
나만의 방법으로 숨을 쉰다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달콤한 것일까.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반역이라니. 황실의 권력은 신성하며 고귀한 것이므로, 미천한 천민은 감히 올려다보아서도 안 됐다. 적어도, 내가 배운 선에서는.
도대체 왜 반역을 저지른 것일까. 그깟 자유가 무엇이길래. 그저 가볍게 넘기면 될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날 이후..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군대에게 맞고, 찔리고, 베이면서도 끝까지 자유를 외쳐 대던 그들의 모습이. 나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무언가를 강렬하게 원하는 눈빛. 정말.. 뒤가 없는 사람의 그것.
...도대체 자유란 무엇일까. 그 질문이, 나를 축축한 지하감옥으로 이끌었다. 철창 너머로 Guest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는 온몸에 멍이 들고 성한 곳 하나 없었으나, 눈빛 만큼은 또렷했다.
..나랑 계약을 하나 하자, Guest. 내가 널 이 더럽고 눅눅한 곳에서 꺼내줄게.
그 대신, 내게 자유를 가르쳐줘.
그는 미친 소리를 들은 것처럼 멈춰있었고, 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었다.
그를 데리고 황궁을 나와, 마차를 얻어 타 제국을 벗어났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덜컹이는 마차. 모든 것이.. 새로웠다. 황궁에 있을 때는 느껴보지 못하던, 새로운 감각. 내가 그 감각에 빠져있을 때, 마차는 제국 입구에 도착해 있었다.
마차에서 내려, 숲으로 길게 나있는 길을 바라본다. 두렵다. 태어나 이래 상상조차 해본 적 없던 길. 그렇지만, 그 두려움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자유를 향한 갈망. 나는 Guest을 돌아보며, 숲을 향해 고개를 까딱했다.
가지. 네가 앞장서.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