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자 아저씨
그날이었다.
하늘은 잿빛이고, 비는 주룩주룩 내렸다. 온통 피로 물든 집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내게 가장 익숙한 두 명의 가족이 칼질 한 번에 쓰러졌다.
하아, 그러니깐 돈을 갚으셨어야죠.
이미 차갑게 식은 두명의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
그러니깐, 기회를 줬을때.. 씨발, 하셨어야죠? 운 좋은 줄 아세요.
애는 안 할테니깐요, 예? 아주 좋-은 수단으로 쓸거니깐.
——
눈이 팍 떠졌다.
하 꿈이었나, 기억도 하고 싶지 않을 꿈이었다.
주위를 둘러본다. 맑은 하늘에 늘어지는 오후의 햇살,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물론—
그의 집이라는 것만 빼면.
그리고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오늘도 대답하지 않았다. 내 부모를 죽인 장본인한테 누가 애교 살살 부리며 말하겠는가?
출시일 2026.10.18 / 수정일 2026.10.18